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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과 전국태양광발전협회 관계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제공=전국태양광발전협회]](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610/373510_587093_31.jpg)
부지를 확보하고 설계·인허가에 비용을 들인 뒤에야 전력망에 접속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은 태양광 사업자들의 호소가 헌법재판소 법정에서 다뤄지게 됐다. 사업자들은 한전이 공개하는 계통 여유정보만으로는 실제 접속 가능 시기와 조건을 판단하기 어려워 투자 위험을 떠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법률에 정보공개 의무를 명시하고도 구체적인 공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이다.
기후솔루션과 전국태양광발전협회는 15일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통정보 공개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전태협 측은 “인허가를 다 받고 났더니 돌아오는 것은 한전의 무책임한 ‘계통 접속 불가’ 한 줄 회신”이라며 사업자들이 겪는 투자비 매몰과 사업 지연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이들이 지적한 문제는 사업자가 돈을 쓰는 시점과 구체적인 접속 여건을 확인하는 시점 사이의 간극에 있다. 사업 부지를 선정할 때는 한전ON에 공개된 정보와 관할 지사 문의에 의존하지만, 상세한 기술 검토 결과는 인허가를 거쳐 정식 접속을 신청한 뒤에야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사이 부지 매입비와 임차료, 토목 설계비, 환경영향평가 용역비, 금융이자가 쌓이며 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투자 비용이 사업에 따라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전태협 측은 “인허가를 진행하는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기존에 있던 여유용량이 소진돼 버려도 사업자는 그 과정을 전혀 알 길이 없다”며 “결국 투자금은 고스란히 매몰되고 사업자들은 파산과 신용불량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중소 사업자가 발전사업허가와 계통 접속 신청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 또한 도마 에 올랐다. 협회는 한전에 정식 접속을 신청하려면 발전사업허가가 필요한데, 지자체가 한전의 용량 부족 회신을 근거로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접속 대기 순번조차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협회 측은 “지자체는 ‘한전의 접속 확약이 없다’며 허가를 거부하고, 한전은 ‘허가증이 없으면 접수를 안 받아준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자금과 전문 인력을 갖춘 대형 사업자와 중소 사업자의 대응 여력도 갈린다는 설명이다. 대형 사업자는 엔지니어링 용역 등을 활용해 향후 선로 신설·보강에 따른 접속 시점을 협의할 수 있지만, 중소 사업자는 당장의 용량 부족을 이유로 허가 단계에서 막힐 수 있다는 것.
협회는 “대형 사업자에게는 열려 있는 ‘계통 증설에 대비할 권리’가 중소 사업자에게는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며 정보 접근성과 인허가 과정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협회는 정부가 계통정보 공개기준을 정할 하위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전기사업법 제20조의2에서 위임한 부령을 제정하지 않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행정입법부작위’가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는 취지다.
특히 전기설비 용량과 이용 현황 등을 공개하도록 한 조항이 2019년 신설됐지만, 공개 대상과 방법을 구체화할 부령은 7년이 지나도록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협회의 지적이다. 이로 인해 영업의 자유와 알 권리, 평등권을 침해받았다는 것이다.
기후솔루션 측은 “이번 헌법소원은 사업자의 접속이나 수익을 보장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가능성과 위험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정부가 법률에 따른 정보공개 기준을 만들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공개정보에 정확한 설비별 잔여 접속용량뿐 아니라 익명화한 접속 대기 사업자 수와 총 대기용량·순번, 선로·변전소 신·증설 계획과 준공 목표를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접속 지점별 과거 출력제어 이력과 향후 예상 출력제어량도 공개 대상으로 제시했다.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도 사업자가 활용하기 쉽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망 발전용량 등을 입력하면 지역별·설비별 여유도와 접속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도형 서비스를 마련하고, 정보 갱신 시차를 줄일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태협 측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특혜가 아니다”라며 “법률에 정해진 대로, 상식과 공정에 부합하게 계통정보를 투명하게 국민 앞에 공개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확대하기로 한 유연접속에 대해서도 접속 이후의 운전 조건을 판단할 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후솔루션은 발전소가 계통에 연결되는 것과 언제, 어떤 조건으로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지를 사전에 판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출력제어 조건과 계통 보강계획 등의 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한전ON을 통해 사업자가 투자 전 접속 여건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계통 여유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부에 따르면 송전망은 변전소별·연도별 계통 여유정보와 발전허가 신청량, 이용신청 접속예정량, 차단기 여유 현황을 분기마다 제공한다. 배전망은 변전소·주변압기·배전선로·배전변압기의 여유용량과 접수기준 접속용량, 접속계획을 반영한 접속용량을 매일 갱신해 공개한다.
또 발전사업허가 단계에서 한전의 계통연계 검토를 거치고, 허가받은 사업자에게는 신속한 전기설비 이용신청이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신청 단계에서도 공용망 보강계획과 접속공사 일정 등을 고려해 사업자와 접속 가능 시기를 협의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재생에너지가 단기간에 집중된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망 보강 전까지 접속을 기다리는 사례가 있다고 인정했다. 기후부는 지난 9월 29일 발표한 ‘전력망 혁신대책’에 따라 이달 1일 호남권 계통관리변전소 164개소의 지정을 해제했으며, 기존 대기 사업자의 조기접속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유연접속을 확대하고 배전선로 접속용량을 14MW에서 16MW로, 변압기는 50MW에서 60MW로 높여 재생에너지를 추가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접속 검토 기준에 실제 계통 운영 방식을 반영해 2030년 기준 약 20GW의 추가 수용 여력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배전망·변전소·송전망 ESS를 활용한 비증설 대안으로 추가 수용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번 대책을 통해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이상 목표를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차질 없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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