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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믿고 수십억 썼는데 고철 될 판… 햇빛연금은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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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빛에너지 조회8회 작성일 26-09-1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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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찾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광군 염산면 월평마을의 영농형 태양광 시설은 마을 앞 들판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영농형 태양광은 지난해 5월 완공돼 1년이 넘었다. 마을 28가구가 참여해 결성한 월평햇빛발전협동조합이 2022년 전남도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조합은 태양광 발전 시설이 들어설 논 9900㎡(3000평)를 제공하고 태양광 업체가 자본을 조달해 3년 만에 설치를 마쳤다. 1㎿ 규모의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는 데 18억원이 들었다.

충북 괴산에 설치된 영농형 태양광. 한국영농형태양광협의회 제공

하지만 이 영농형 태양광은 준공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가동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 시설은 갖췄지만 전력을 보내는 송전선로가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옛 전남지역은 한국전력공사의 송배전 설비인 전력계통이 포화상태다. 태양광 등 신재생 전력을 생산해도 이를 연결할 선로가 없다는 얘기다. 2025년 하반기 계통을 해준다는 한전의 약속만 믿고 덜컥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한 게 화근이었다.


조합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공모 당시 영농형 태양광 설치를 마치면 매월 개인당 13만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약속은 이제 물거품이 됐다. “고물 덩어리죠. 날마다 보는데 화가 치밀어요.” 강종오 월평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날 영농형 태양광 시설 앞에서 지난 1년간 희망고문에 시달렸다며 화를 참지 못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앞다퉈 권장한 영농형 태양광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위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발전수익을 얻고 태양광 아래의 농지에서는 농사를 지어 소득을 올리는 이중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다. 농가소득 외에 매월 일정한 소득이 나오는 이른바 농민햇빛연금이다. 이재명정부는 농업인 소득 증대와 식량안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모델로 영농형 태양광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영농형 태양광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가 파악한 지난해 11월 기준 영농형 태양광 설치 현황을 보면 경기·인천 12곳을 비롯해 강원 2곳, 충북 10곳, 충남·세종·대전 4곳, 전북 9곳, 전남광주 28곳, 경북·대구 13곳, 경남·울산·부산 13곳, 제주 1곳 등 모두 92곳이다. 92곳의 발전용량은 7㎿로 작은 규모다.

영농형 태양광 사업은 태양광 발전 입지가 좋은 옛 전남지역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전력계통 포화와 관리 부실 등으로 수십억원을 들여 설치한 영농형 태양광은 수익은커녕 고철 덩어리로 변해가고 있다.

농민들은 영농형 태양광이 노후의 햇빛연금이라는 얘기는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광주 나주시에서 농사를 짓는 황모씨는 8년 전 전남도와 (재)녹색에너지연구원의 제안으로 10㎾의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했다. 작물의 소득이 줄어도 태양광 발전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매달 햇빛연금을 기대했다. 하지만 당초 약속과는 달리 규모가 작아서 한 푼도 손에 쥐지 못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햇빛소득마을사업의 시범사업지도 위태롭다. 지난해 12월 시범사업지로 지정된 경기 화성시 서신면 사곶리 마을 120여가구는 영농형 태양광 조합을 결성했다. 2만3009㎡(약 7263평) 부지에 1㎿ 규모의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추진했다. 연간 3억6000만원어치의 전력을 판매해 1억2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대했다.

하지만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해 차질을 빚고 있다. 16억원의 사업비를 정부 보조금 없이 조합 자체적으로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 농협과 마을공동기금으로는 충당이 여의치 않아 준공도 올 상반기에서 연말로 연기됐다. 김이수 사곶리 이장은 “시범사업이지만 당장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이 없어 거액의 초기 사업비를 마련하고 빚을 갚아나가는 데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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