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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 살리라면서 ‘통행세’ 내라고?…배전망 ESS 사업, ‘망 이용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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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빛에너지 조회8회 작성일 26-08-1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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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발전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2026년 AI 활용 ESS 구축지원 사업’을 통해 추진할 예정인 ESS 설비 사업의 예상 조감도. [사진=중부발전](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정부가 전력계통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한 ‘AI 활용 배전망 ESS 구축지원 사업’이 ‘망 이용료’ 문제로 사업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까지 나서 문제 해결을 강조했지만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아직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AI 활용 배전망 ESS는 재생에너지 급증으로 막힌 배전선로의 접속 대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SS를 AI 시스템과 연계, 실시간 제어하고 전력망 수용력을 극대화하는 국책사업이다.

배전망 이용료는 전력망이라는 인프라를 점유하고 사용하는 대가로 사업자가 한전에 지불하는 일종의 통행료다.

갈등의 씨앗은 앞서 시범사업 격으로 진행됐던 제주 지역 배전연계 단독형 ESS 사업에서 시작됐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제주도 배전망 단독형 ESS 사업자들에 송배전 이용 요금을 부과했다.

이에 사업자들이 이용요금 부과에 대한 재검토 및 납부 보류를 요청했으나, 한전은 공문을 통해 “제주 ESS는 충전 시 한전의 송배전설비를 이용해 전력을 수전하는 수요고객에 해당하므로 요금 부과가 타당하며, 별도의 유예나 면제 규정이 없어 납부 보류 요청을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한전은 지난 5월 AI 활용 배전망 ESS에 대해서도 수요-배전에 해당하는 기본요금과 사용량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SS의 충전을 일반 전력 소비로 판단하고, 일반 수요 고객과 동일하게 송배전 이용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사업을 준비하던 업계가 혼란에 빠지자 주무 부처인 기후부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배전망 포화 지역을 대상으로 계통 혼잡 완화가 입증되는 등 계통 기여도에 따라 부하 측 배전 요금 면제를 검토 중”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후 7월 열린 배전망 ESS 구축지원 사업 업무협약식에서 기후부가 재차 문제 해결을 이야기하고 전력당국이 관련 기업들로부터 의견서까지 제출받았지만, 현재까지도 실질적인 제도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가 답보 상태에 머무는 사이, 사업을 수주한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실제 이번 사업 참여 기업의 분석에 따르면 선로 1개당(4MW/20MWh 기준, 총사업비 약 60억~70억원) 연간 약 4900만원 수준의 송배전 이용 요금이 고정적으로 발생한다. 이 망 이용료가 부과될 경우 프로젝트 내부수익률(IRR)은 기존 4.2~6.5%에서 2.1~4.4% 수준으로 무려 2.1%p나 급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단위 투자비(3억~3억5000만원/MWh) 민감도에 따라서는 수익률이 최대 -2.9%까지 떨어져, 사업을 할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적자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ESS 업계 관계자는 “최종 소비재가 아닌 중간 기착지인 ESS 충전 전력에까지 요금을 매기는 것은 이중부과”라며 “현재 양수발전과 저탄소 전원 중앙계약시장에 참여 중인 ESS만 요금을 면제해 주면서, 똑같이 계통 안정화에 기여하는 배전망 ESS에만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력 선진국은 우리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CAISO, ERCOT, PJM), 영국(NESO), 호주(NEM) 등은 ESS를 단순한 전력 소비처가 아닌 유연성 자원으로 인정해, 도매시장에 참여하거나 계통 안정화에 기여하는 경우 망 이용료를 면제하며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망 이용료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멈춰 선 투자 촉진이 일어날 수 있다”며 “정부가 애초 약속했던 대로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보여줘야 기업들도 안심하고 에너지 전환 사업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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