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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뉴스] 올해 말 시행되는 영농형태양광 지원법을 앞두고 한국에너지공단이 시공기준과 활성화 방안을 공개한 가운데, 영농형태양광이 제도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업 우선'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농업 생산성을 보장하면서도 일반 태양광보다 낮은 사업성을 보완할 수 있는 인센티브와 세부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28일 에너지공단 주최로 서울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영농형태양광 활성화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병헌 공단 태양광기획처 민간개발팀장은 영농형태양광 정책 및 발전방향을 발표하고 대체적인 시공기준과 함께 향후 제도개선 방향을 공개했다.
영농형태양광 지원법은 지난 5월 제정돼 오는 12월 17일부터 시행된다. 농업인과 주민참여 협동조합, 농업법인이 사업주체가 되며 최대 23년간 사용허가를 득할 수 있다. 공단은 농업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한다는 취지에 맞춰 시공기준을 현재 마련하고 있다.
이 팀장은 일반형과 협소형 모듈 가운데 특정 방식을 의무화하지 않고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되, 모듈 배치와 차광률 기준을 강화해 농작물 생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시공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식량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 영농형태양광"이라며 "농업 성과와 에너지 생산을 함께 관리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모듈 면적을 농지대비 30% 이하로 제한하고 구조물 높이 3m 이상, 간격 4m 이상을 적용하는 등 농업환경을 고려한 시공기준을 제시했다.
이밖에 습한 농지환경을 고려해 수상태양광 수준의 내구성과 친환경성을 갖춘 자재 사용을 권장하고, 향후 실증결과를 반영해 시공기준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현재 협소형 고내구성 모듈은 국내 인증제품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정 모듈을 의무화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연구결과를 반영해 기준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농형태양광이 제도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농업 우선' 원칙과 사업성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남재우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사무총장은 발제를 통해 "영농형태양광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발전이나 산업이 아니라 농업"이라며 "농사가 안 지어지면 그건 영농형태양광이 아니다. 그냥 일반 태양광을 하면 된다.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영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농가 소득을 높임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농업을 만드는 것이 먼저고, 그것이 되면 재생에너지 확산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행 제도만으로는 영농형태양광 보급이 기대만큼 확산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12월 법 시행 이후에도 농업진흥지역 밖에서는 일반 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만큼 농업인이 일반 태양광보다 공사비는 30% 비싸고 농사까지 병행해야 하는 영농형을 선택할 이유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활성화를 위해선 ▶지자체 이격거리 규제 예외 적용 ▶재생에너지지구 지정 절차 간소화 ▶정책자금 우선 지원 ▶판매단가 우대 ▶우선 계통접속 등을 개선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독일처럼 영농형태양광에 입찰 상한제를 적용하는 등 사업성을 보완해야 한다"며 "주민참여 협동조합 등 추진주체에 대한 동기부여와 전문기업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선 영농형 태양광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시행령과 세부기준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핵심과제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상곤 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영농형태양광법 통과를 계기로 보급 확대와 산업 육성을 함께 추진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농업인 수용성 확보와 계통 인프라 확충, 농작물 생육을 고려한 고효율 모듈 개발과 구조물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햇빛소득마을 등 공공성이 높은 사업에는 저탄소 모듈을 적용해 국내 제조기반도 함께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현 한국에너지공과대 교수는 영농형 태양광을 단순한 차광률이나 수확량이 아닌 농업 생산시스템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물과 품종, 기후, 설치 구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만큼 설치기준도 실증 결과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AI와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농업기후 플랫폼 구축 필요성도 제시했다.
정재학 영남대 공과대학장은 높은 초기 투자비와 농민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시공 기준과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협동조합 중심의 사업 모델과 RE100 기업 수요를 연계하면 농가 소득과 기업의 재생에너지 수요를 함께 충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창환 영농형태양광협회장은 "영농형 태양광은 농사가 먼저"라는 심 총장의 의견에 동의하며 농업 생산성이 최우선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검증된 협소형 모듈부터 적용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협소형 모듈 국산화와 농민 교육, 주민 수익환원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다만 패널토론에서는 협소형 모듈 적용 여부를 놓고 일부 의견이 엇갈렸다. 김 회장이 협소형 모듈 중심의 단계적 확대를 주장한 반면, 정 학장은 "일반 양산모듈과 협소형 모듈의 생산성 차이는 크지 않다"며 모듈 크기보다 차광률과 설치 구조가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참석자들은 실증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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