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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100m, 주거지에서 200m만 떨어져 있으면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될 전망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실정에 맞게 조례로 규정하는 이격거리를 법령으로 획일화하는 것인데, 재생에너지 확산이라는 명분에 농촌주민 주거권이 희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이격거리를 구체화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을 7월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올초 ‘신재생에너지법’이 개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개정안은 태양광 발전설비의 이격거리는 일정 가구수 이상 주택이 있는 곳으로부터 200m 이내, 도로로부터 100m 이내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풍력 발전설비 이격거리는 주거지나 도로로부터 1000m 이내에서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현재는 지자체가 여건에 맞는 이격거리를 조례로 규정한다. 기후부에 따르면 2024년 11월 기준 129개 기초지자체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이격거리를 두고 있다. 이에 태양광은 15∼1000m, 풍력은 100∼2000m까지 이격거리 편차가 크다. 태양광만 놓고 보면 도로로부터 100∼300m(58곳), 주거지로부터 300∼500m(59곳)를 이격거리로 설정한 지자체가 가장 많았다. 개정안이 굳어지면 다수 지자체가 현재 기준보다 이격거리 상한을 낮춰야 할 입장이다.
이번 개정의 배경엔 이격거리 규제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 위축된다는 문제의식이 놓여 있다. 정부 차원에서 통일된 이격거리 기준을 제시해 지자체·발전사업자·주민 사이 분쟁의 소지를 차단하고 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행정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그 결과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난립하면서 농촌주민 삶의 질이 악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과 농어촌파괴형에너지반대전국연대회의 등은 성명서를 통해 “이격거리는 발전설비로부터 주민 건강과 생활환경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면서 “이격거리 획일화는 주민 건강보다 사업추진 속도를 우선하고, 주민 삶보다 개발이익을 우선하며, 지방자치보다 중앙집권적 통제를 우선하는 반민주적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격거리가 획일화되면 농촌 곳곳의 분쟁은 주민들의 패배로 일단락될 공산이 크다. 전남 강진에선 주거지로부터 500m인 태양광 발전설비 이격거리를 단축하려는 조례 개정이 지난해말 추진되다 농민 등의 반대로 무산됐는데 시행령 개정 이후엔 조례 개정이 자연스럽게 뒤따르게 된다.
개정안엔 이격거리 설정에 필요한 주택과 도로의 범위, 기준 가구수 산정방안 등을 기후부 장관이 정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경남 함안은 5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태양광 발전설비가 500m 떨어져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현재 이 5가구에 농막·창고 등에 사는 가구를 포함할지를 두고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면 법에 기대보겠다는 주민들 희망도 꺾일 가능성이 크다.
김형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정책팀장은 “지역의 여건에 따라 이격거리를 차등화할 수 있어야 하지만 재생에너지를 확산하겠다는 국가적 목표만 앞세워 일방적인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면서 “농촌공간과 공동체 훼손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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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ongmin.com/article/2026061750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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